𝐌𝐢𝐫𝐫𝐨𝐫𝐬 𝐖𝐢𝐭𝐡𝐢𝐧 : 비추다
Mikyung Kim
2026.8. 20(목) - 10.11(일)
윤선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김미경 작가의 ≪Mirrors Within≫은 아주 특별한 현대회화의 숨결을 간직한 전시회입니다.
김미경 작가는 화면 위에 색층을 겹겹이 쌓아 올린 뒤 다시 사포로 갈아내는 샌딩(Sanding) 행위를 무수히 반복합니다. 이 거듭된 수행의 과정은 단지 재료의 물성을 확인하는 기술적 행위가 아닙니다. 잠시 접어두었던 삶의 섬세한 주름과 단절되었던 기억을 화폭 위에 다시 펼쳐내는 지극히 시적이고 수행적인 복원의 작업입니다.
차갑고 이성적인 구조를 상징하던 서구적 격자(Grid)는 김미경의 화면 속에서 따스한 숨결을 얻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며 물건을 정성스레 감싸 안고 매듭짓던 ‘어머니의 보자기’에서 출발한 선과 격자는 상대를 상처 내지 않고 부드럽게 품어 안는 한국적 모성(母性)과 포용의 미학으로 승화됩니다.
소리 없이 화면에 쌓인 시간의 축적은 언뜻 담백하고 고요한 단색의 평면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머물러 들여다볼 때 모든 형상과 빛의 흔적들이 생생하고 현란하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낮추고 가라앉힘으로써 도달한 이 깊은 정신적 심연은 자아와 세계가 소통하는 통로가 되어 줍니다.
소란스럽고 가벼운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김미경의 회화가 발하는 감동적인 울림과 생생한 침묵(Lucid Silence) 속에서 잃어버렸던 삶의 숨결과 정신을 마주해 보시기를 바랍니다.